처음 용인 삼계고등학교로 배정 받은 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당시 나는 학교에 대한 기대나 설렘보다 두려움이 앞섰다. 지망했던 학교도 아닐 뿐아니라 걸어서 2시간 거리로 너무 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이 한 차례 걷히고 나니 역시 누구에게나 새 학교에 입학한다는 것은 떨리고 기분 좋은 일이었다.
첫 입학식 날, 학교에서 운영하는 통학 버스를 타고 등교했다. 우리 학교는 교통편이 비교적 좋지 않아 많은 학생들이 등하교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렇게 통학 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관에서 열 체크와 손 소독을 마치고 교실로 들어서 새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입학식을 시청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쓴 채로 각 반 교실에서 진행된 입학식이었지만, 새 학년, 새 학기를 실감하기에는 충분했다.
지금까지 3주 간의 등교 수업, 3주 간의 온라인 비대면 수업을 하며 삼계고에 대해 느낀 가장 큰 장점은 특유의 자유로운 학풍과 분위기이다. 정형화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원하는 활동을 만들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분위기가 잘 형성되어 있다고 느꼈다. 또 멘토-멘티 활동, 15분 독서 등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보다 더 알찬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는 활동들도 마련돼 있어서 좋았다.
벌써 입학한 지 한 달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흘렀다. 완전히 바뀌어 버린 환경이 아직 많이 어색하지만, 다가 올 3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후회 없는 고등학교 생활을 보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