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ro
책 『그래픽 디자인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은 많은 미술 관련 서적 중에서도 단연 손에 꼽힌다. 해당 도서를 추천한 곳 중 하나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학과 바이블』로, 이는 해당 도서의 인기와 신뢰성을 보여준다. 본 필자는 해당 도서를 소개하며, 책의 내용중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을 생각과 함께 설명하려고 한다.
◆시작하는 글
“물리학자들은 빅뱅 이론으로 우주의 탄생을 설명한다. 그래픽 아트의 역사에서도 빅뱅과 같은 대폭발이 아무리 못해도 번은 있었고 그런 빅뱅들이 그래픽 디자인 사례들의 전체적인 모양과 느낌을 설명해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븐 헬러’와 ‘베로니크 비엔느’는 이 문장을 시작으로, 글을 이해해나간다. 책의 도입부에서부터 이 책을 작성한 신념이나 알리고 싶은 내용을 엿볼 수 있다.
그들은 ‘~주의’라고 하는 것들에서 벗어나(물론 온전히 벗어난 것이 아니라 그 틀에서 최대한 벗어나 글을 작성하려 했음을 알렸다.), 더욱 세부적인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했던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비슷한 종류의 도서를 많이 접해 본 필자로서는, 이 책 역시 기존의 미술 역사서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생각했지만, 안에는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했다.
이 책은, 한 장에 한 가지 내용을 다루고 있다. 글씨가 일반적인 도서에 비해 작은 크기로 제작되어 있기 때문에 결코 적은 내용은 아니지만, 예시작과 함께 적혀있는 글은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다.
이 책에는 100가지의 이야기가 있는데, 그 중 필자가 인상 깊었던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 NO.18 단어가 시각적 아티팩트가 되다.
아티팩트란 ‘인간의 손을 거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물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단순한 배경 지식만으로는 위의 소제목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작가는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권위를 타도하는 최선의 방법은 작가가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중략)... 요즈음 무수히 많은 아방가르드 화가,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포토그래퍼, 개념주의 예술가, 심지어 공연 예술가들까지 텍스트를 시각적 항의의 형식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잠시 다른 이야기로 넘어면, 흔히 ‘현대미술’이라 불리는 것들이 있다. 현대미술은 물체를 그대로 형상화하는 것을 넘어서, 작가의 생각과 감정 등... 실체가 없는 것들을 형상화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앞서 언급한 ‘단어를 시각적 항의의 형식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이것과 유사하다. 현대 사회에서는 단순히 글쓰는 것을 넘어, 글을 ‘어떻게’ , ‘어떤 형태로’ 쓸 것인가가 중요하다. 글 자체의 내용 외에도 글에 담긴 작가의 뜻을 독자가 파악하는 데에 성공했다면, 작가는 '권위'라는 다른 분야의 개념 역시 섭렵하게 된다.
◆ NO.22 집단 전체의 생각과 행동을 좌지우지하는 법
이 글에서 작가는 ‘적의 외향을 의도적으로 망가뜨리는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신식 탱크나 총 등의 무기가 아닌, 글과 그림, 사진을 통해 언론을 장악하는 것이 오래전부터 꽤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의미다. 적의 아이콘! 즉, 적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을 수록 언론은 장악하기 쉬워진다.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가까운 예시를 들어보면, ‘캐리커처’를 떠올릴 수 있다. 캐리커처는 대상의 외관을 의도적으로 부각해, 그를 희화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용되다가 최근 들어서는 그 의도가 점차 옅어졌다. 그러나 이 역시 초반의 의도를 떠올려본다면 앞서 말한 ‘적의 아이콘’과 매우 유사한 양상을 가진다.
◆ NO.30 모더니즘이 제시하는 대안
작가는 “대칭, 균형, 질서가 고전적 미덕이기는 해도 당시에 이미 타이포그래피와 인쇄,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는 지겹고 따분한 기분이 된 지 오래였다.”라는 비대칭 타이포그래피라는 개념을 확립시킨 ‘얀 치홀트’의 말을 인용했다. "비대칭은 기능적 디자인을 리듬감있게 표현한 것이다."라는 그의 생각에 동의한 저자는, 반복 속의 강조, 대칭 속의 비대칭이 갖는 힘에 관해 이야기한다. 필자 역시 이 이야기에 동의한다. 그래픽 디자인은 빠르지만 금방 질리거나 촌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어야 한다. 그래서 가장 효과적인 것이 바로 '비대칭'이다. 너무 과한 비대칭은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지만, 적절한 비대칭은 시선을 주목시키는 힘을 갖는다.
◆ Outro
디자인, 즉 미술 분야는 실기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책을 통해서 이론만을 익히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이론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경험을 체험함으로써 그래픽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의 작품에 도움이 된다.
필자에게도 이 책은 그래픽 디자이너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는데 근본적으로 중요한 밑바탕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해, 그래픽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이 이론과 실기 모든 분야에서 고르게 성장하길 기대한다.